구약의 말미에서 보듯이, 이스라엘은 완전한 국가의 틀은 갖추지 못했지만, 에스라, 느헤미야의 지도 아래 재건공동체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바벨론으로 끌려갔던 남유다 사람들이었습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북이스라엘은 남유다가 멸망하기 전에 이미 앗수르에 의해 멸망했습니다. 그래서 북이스라엘 땅에는 포로로 끌려가지 않고 남아있던 이스라엘민족과 앗수르의 이민정책에 따라 사방에서 옮겨온 이방인들이 뒤섞여 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이 이후에 신약성경에서 보듯, 유대 사람들이 사마리아인들을 멸시하게 된 이유입니다.

그리고 바벨론이 무너지고 페르시아가 세워졌을 때, 포로 귀환을 허락한 페르시아의 정책에 따라 남유다의 백성들(유대인)은 다시 이스라엘 땅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이때 유대인들은 사마리아 지역을 피해 갈릴리 지역에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 무렵을 전후로 하여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을 벗어난 지역에도 널리 흩어집니다. 흩어져 사는 유대인들을 ‘디아스포라’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바벨론 포로로 끌려간 사람들이 그곳 메소포타미아에 정착해 산다거나, 애굽으로 내려가 살기를 선택했다거나, 혹은 전쟁이나 학대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주한 사람들, 로마의 통치가 시작되면서 주요한 도시로 모여 들었다거나 하는 등의 여차한 이유로 팔레스타인 외의 지역에 살게 된 사람들입니다.

이 과에서는 팔레스타인 땅에 남아있던 유대인들과 또한 그 지역을 벗어나 지중해 일대에 흩어져 살고 있던 디아스포라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신구약 중간기 국제정세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